지금은 과거가 될 수 있을까 The Continuous Present
참여작가 : 박진영, 김라연, 박예나, 인테러뱅 (양화선, 문소영, 김영삼, 이승미), 황민규
기간 : 2021년 3월 10일 ~ 4월 11일
장소 : 상업화랑 을지로 (서울시 중구 을지로 143, 3F)
운영시간: 수, 목, 금 13:00~19:00 / 토, 일, 공휴일 13:00~18:00 / 월, 화 휴무
상업화랑에서 하고 있는 전시 <지금은 과거가 될 수 있을까 The Continuous Present>가 곧 끝난다는 소식에 부랴부랴 달려갔다.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코로나 이후의 변해버린 세상에서 과거와 닮은 미래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
3월 10일부터 시작했는데 왜 이제서야 간거지.
진작에 좀 미리미리 갈 껄 그랬다.
상업화랑은 을지로와 문래점에 있다고 한다.
을지로에 먼저 생기고 문래점은 분점으로 나중에 생긴 것 같다. (from 공식사이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7년부터 전시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은 것 같아서 의외였다.
개관 이후 10회의 기획전을 열었다고 한다.
사실 을지로에 이런 공간이 있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앞으로도 좋은 전시가 있으면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는 입구 주변에서 무지 헤맸는데, 주변 가게들 사이에 조그맣게 들어가는 입구가 꼭꼭 숨겨져 있었다.
지도앱에서 주소를 입력하고 알려주는대로 따라갔는데 왠 가게들만 주르륵 있어서 도대체 어디로 들어가나 고민했던.
이렇게 숨겨져있는 입구를 찾아서 들어가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다.
지도 앱에만 의존하지 말고 제대로 주변을 보라는 경고일수도... ㅎㅎ
입구 찾으면 끝난줄 알았는데 들어가보니 3층까지 올라가는 계단이 매우 가파르고 많다.
진짜 옛날 건물 느낌. 이런 건물이 아직 있다는 것이 반가웠다.
아직 운영중인 인쇄소 사무실도 있고.
이렇게 예전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좋았다.
옛날 할아버지 집 생각도 나기도 하고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재밌었다. (숨은 약간 차지만)
계단을 따라 오르다보니 드디어 도착했다.
바깥에서 보았을 땐 전혀 이런 공간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을 못했는데 전시를 위한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보이는 작품은 박진영 작가님의 <Moving Nuclear - The equator #01> 라는 작품.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하신다고 한다.
Moving Nuclear 시리즈는 후쿠시마 앞바다를 거쳐 대만, 필리핀, 베트남, 싱가폴, 인도네시아, 적도를 거쳐 제주도를 돌아오는 항해의 여정을 기록한 것으로, 지구를 돌고 도는 원자력 오염수의 보이지 않는 흔적을 추적한다고...한다. (설명 배낌)
사실 설명을 읽지 않았을 땐 그냥 평화로운 바다 같다고 생각할 뻔했다.
전시장은 규모가 매우 작았지만 공간활용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한 두사람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에 황민규 작가님의 영상작품인 <나를 지켜줘>가 상영되고 있었다.
가상과 현실이 혼재되는 과정에 주목하며, 서브컬쳐를 기반으로 불안정한 사회의 단면을 포착하는 영상 작업을 해오셨다고...
가상과 현실.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삶의 방식이 완전히 바뀌어버리고 새로운 시대로 도래한 시점에서,
앞으로는 더 '가상'이라는 키워드가 더 관심을 받지 않을까 싶다.
가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 아바타 등등.
안쪽으로 들어오면 박진영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 옆에는 두둥!
상업화랑에 온 목적이였던, 김라연 작가님의 <도시의 섬 III> 작품이 웅장하게 나를 맞이했다.
북아현동 재개발이 되기 전의 모습인데, 눈이 쌓이고 여기저기에 있는 나무와 풀 때문인지 굉장히 평화롭게 느껴진다.
새롭게 무언가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날 것의 모습, 자연의 모습이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반대편에는 역시 도시의 섬 북아현동 III, IV, II가 나란히 걸려져 있었다.
김라연 작가님은 도시 환경의 이면에 존재하는 것들, 버려지고 주변화된 대상들의 이름을 명명하는 작업들을 해오셨는데
사실 평생 도시에 살아온 사람으로서, 도시의 주변화된 것들, 예를 들어서 공사의 현장... 재개발이 진행 중인 도시의 모습들은
그냥 완성 되기 전의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작가님의 시각으로 나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것 같다.
흥미로운 도시의 변화 모습인것 같다.
남들이 볼 때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에서 의미를 포착해내는... 멋진 작가님! ㅋㅋㅋ
눈이 쌓인 모습이 아름답다.
멀리서 보이는 아파트 건물과 어우러져 도시의 느낌을 물씬 자아낸다.
전시가 3층이 끝인 줄 알았는데, 위에 까지 이어졌다.
문을 열어서 새로운 미지의 공간으로 초대받는 느낌!
또 다른 좁은 계단들.
끝없이 공간을 드러내는 건물이 참 매력적이였다.
그리고 위에서 만난 우주 공간!
스크린에는 돌맹이와 우주쓰레기 같이 보이는 파편들이 있는데, 자리에 있는 마우스 패드로 조작하면서
이 유영하고 있는 파편들을 골라서 선택하면 이것들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은 박예나 작가님이 해외의 여러 곳에서 수집해온 돌과 파편들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한다.
스코틀랜드에서 락다운 후에 작업을 하며, 스튜디오 주변에서 돌아다니면서 주우셨다고(?) 한다.
생긴 모습만 보면 진짜 우주에서 돌아다니는 우주쓰레기나 파편같이 생겼다. 신기하다.
전시를 그냥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직접 조작하면서 참여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이 작품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ㅎㅎ
잠시동안 우주여행을 하는 느낌이였다.
재밌었다.
4층에서 내려오는 길에도 이렇게 멋진 그림이 있었다.
전시 구경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
이런 화장실 스위치는 정말 오랜만이다!
누르는 재미가 있는 스위치..
날씨가 너무 좋았다.
창문에 붙어 있는 테이프 조차도 힙하게 느껴지는 힙지로에서의 전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매력적인 건물에서 재미있는 작품 구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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