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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서보미술문화공간 제주] 김선우 개인전 '사이의 안부 A Note Left in the In-Between'

by HejG 2025. 11. 18.

 

김선우 개인전 '사이의 안부: A Note Left in the In-Between'

 

기간 : 2025년 10월 23일 (목) ~ 2025년 12월 14일 (일) 
장소 : 서보미술문화공간 제주 (제주 제주시 한경면 저지14길 23-4)
운영시간 : 10:00 -18:00 (입장 마감 17:00, 월요일 휴관), 무료 입장

 

올해 초 제주도 서보미술문화공간에 왔었던 김선우 작가는 "호승심(好勝心)이 생기는 미술관"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 공간을 평화롭고 조화롭게 이겨보려 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그의 작품 속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감귤나무들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리고 수관기피를 하듯 도도새들이 서로의 관계를 인정하는 장면들도 그렸습니다. 또 때로는 퍼스널 스페이스를 잊은 듯 얼싸안은 한 쌍의 도도새도 캔버스에 담겼습니다. 이 작품들은 제주도 서보미술문화공간 속에서 서로 맞물리며 제주도와 이곳의 숲을 찾은 도도새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우리 모두는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김선우 작가의 전시를 만납니다. 우리가 만나게 될 작품들은 단순히 신작이 아니라 , 그가 살아온 태도의 한 조각들입니다. 빛을 나누고 거리를 존중하는, 그러면서도 따뜻하게 안부를 묻는 장면들. 10월의 제주에서 김선우 작가의 숲 속을 함께 걸으며 서로 '사이의 안부'를 나눠봅시다.                                        송희진_ 미학, 아트이즈트라이 대표

 

 

 

제주도의 바람과 공기를 느끼고 도도새를 만난 이 날을 기록하기 위해 적어보는 

서보미술문화공간 제주 김선우 작가 개인전 '사이의 안부' 오프닝 리셉션과 아티스트 토크 갔다온 후기 

 

서보미술문화공간 제주는 예술인들이 입주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자리하고 있다.
화가 박서보의 집 바로 옆에 위치해 있으며, 관람객을 위한 주차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입장하면 길게 늘어선 복도가 보인다. 안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20~23 <Meditation in light>, <Beneath the halo>, <With tangerine trees>, <In the light and shadow>, 2025

 

<Beneath the halo>, 2025

 

네 개의 연작 중 가장 마음에 콕 박혔던 <Beneath the halo>

평온하게 누워있는 도도새를 나라고 생각하고 대리만족해본다.

 

24~26 <The prayer>, <The explorer>, <The reflective one>

 

기도하는 도도새, 탐험가 도도새, 성찰하는 도도새 ··· 도도 이즈 에브리웨어 

개인적으로는 도도새의 얼굴이 좀 징그럽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여기있는 애들은 귀엽다. 

27~33 <A dialogue>, <A night of reflection>, <Drawing>, <In an embrace>, <The citrus raid>, <March>, <Unter the tangerine tree> 2025

 

<In an embrace>, <March> 2025
34~42 <Dancing>, <Drifting like water>, <Under the flowers blooms>, <Wandering>, <The shape of longing>, <The shape of heart>, <Endurance>, <Practice>, <Awaiting the days to come>, 2025

 

작가는 이번에 처음으로 작품에 문자를 썼다고 한다. 그동안은 문장이 들어가면 뭔가 답을 주는 듯한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서 지양해 왔는데, 이번에는 어떤 정답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공유하고 싶어서 문장을 넣었다고 한다. 새로운 시도.   

 

 

작품 속 문장들을 보고 관객이 각자 해석과 상상을 하게끔 의도했다고 한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와닿았던 "그리움의 형태"와 "내 마음의 형태를 아는 일"

 

내 마음의 형태를 알려면 일기를 써야된다고 한다. (from 작가와의 대화)

정말 맞는말인데 너무 귀찮으니까 전 블로그로 갈음합니다.... 

 

 

1층 전시 공간. 자연광이 작품을 은은하게 비춰줘서 햇살을 받으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감상하기에 아주 좋았다. 

 

 

마당에는 현무암이 놓여 있어 제주 특유의 분위기와 색이 전시 공간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작가는 '해외로 떠나는 여행은 큰일처럼 느껴지지만, 제주는 어느 정도 해방감을 느끼면서도 동시에 안정감이 있다'고 말했는데,
서보미술문화공간 제주는 그 말과 딱 어울리는 장소였다.

 

<Under the tangerine trees>, 2025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작품들을 찾는 재미가 있다.

 

<The Three Wishers> 2025

 

1층에서 약간 반층 정도 내려가면 또 다른 전시 공간이 펼쳐진다. 

 

 

이번 전시의 키워드 수관기피(樹冠忌避)다. 

나무들의 꼭대기(수관)가 서로 닿지 않도록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라는 현상으로,

숲을 위에서 보면 나무들 사이에 신기하게 빈 공간이 생기는 걸 말한다. 

 

이 말을 비유적으로 풀어보면, 서로에게 적당히 거리를 둔채 공존하는 모습, 그러니까 관계 속에 약간의 여백을 남겨두는 것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이 이런 ‘여백’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한다. (from 작가와의 대화)

 

<Starseeker>, 2024

 

<Dodo and tangerine trees>, 2025

 

<Thinkers, 2025>

 

<Clusters of light>, 2025

 

 

큰 사이즈의 작품들이 걸려 있던 안쪽 전시 공간에서는 제주의 색이 더욱 짙게 느껴진다. 

 

<Under the tangerine tree>, 2025

 

<Slow walking>, 2024

 

<Catching the light>, 2025

구석에서 발견한 다른 귀여운 새들

11~12 <The breath of wind and light> <Into the radiant mist>, 2025
<The breath of wind and light>, 2025

제주도 감귤 나무 밑의 도도새들 

Hide n Seek, 2025

 

이날은 일정이 꼬여서 전시를 빠르게 둘러보고 곧장 작가와의 토크로 향했다.
그런데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만난 한 작품이 나를 잠시 멈춰 세웠다.

 

 

1층과 마찬가지로 따스한 햇살이 들어왔던 2층 공간.

 

한 켠에는 참석자를 위한 다양한 음료와 다과가 마련되어 있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이런데 와서 준비된거 안먹으면 뭔가 억울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악착같이 하나씩 먹어봤다.

 

 

작가와의 토크는 꽤 즐거운 경험이였다.  

작품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건 물론이고 오가는 대화를 통해 작품을 보는 새로운 시각도 몇 가지 얻게 되었다. 

 

먼저 작가님은 새를 정말 좋아해서 대학 시절 별명이 '동국대 윤무부'였다고 한다.

여기서 바로 웃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나이 좀 있는 사람들이라고.. (바로 터진 사람 ^^)

나이 있는거 말고 그냥 같은 세대인걸로...

 

작가님은 모리셔스로 도도새를 찾아갔던 경험담을 들려주셨는데,

그 곳에서 한 달을 보낸 뒤로 작품에 쓰는 색감이 크게 달라졌다고 한다. 

 

아래는 작가와의 대화 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정리한 내용. 

 

 

Q. 영감을 얻는 원천

A. 독서를 많이 하는 편이며(작업할 때 오디오 북 청취 등등) 독서와 여행을 통해 작품에 대한 심상을 쌓아간다.

 

Q. 창작의 고통과 노력에 대하여 

A. '영감이 번개처럼 번쩍인다'는 건 사실상 오해다.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영감은 물이 흐르듯, 숨 쉬듯, 조금씩 쌓이는 것에 가까우며 '훈련'이나 '루틴'과 더 관련 있다. 

 

대학 시절, 매주 드로잉 200장을 그리게 했던 교수님이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경험이 영감을 쌓아나가는 훈련이었던 것 같다.

심상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계속 만들어 놔야 나중에 참고가 되고, 창작의 재료가 된다고 믿는다. 

모리셔스에서 한 달을 보낸 후 노력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매일 비슷한 루틴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이 루틴을 지키다 보면 회복탄력성과 효능감이 생긴다. 

 

Q. 예술가의 삶의 태도에 대하여

A. 예술가는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 99.9%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산다. 그래서 예술가는 오히려 일반 사람들보다 더 성실하게,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믿는다.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들

A. 회화와 조각을 해왔지만, 새로운 도전에 열려있다. 예전에 첼리스트와 협업했던 경험이 큰 영감이 되었고, 앞으로는 도도새를 주제로 한 연극도 해보고 싶다. 예를 들어 “고도를 기다리며”를 비튼 “도도를 기다리며” 같은 것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전시 활동

A. 제주 전시 이후 해외 개인전 준비에 매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가장 바빴던 해였다고 느낀다. 최근 사랑의 열매 등과 협업하며 사회적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이를 통해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놀랐으며, 가능성을 느끼게 됐다. 예술을 여전히 고급문화로만 여기는 시선이 많지만, 단발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작가로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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